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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ULTURE / MOVIE
6주 연속기획 <새로워졌을지 모르는 홍상수>여섯째주
‘클레어의 카메라’ 부조리를 즐긴다는 것

‘그 후’ 개봉을 필두로 4작품 연속 상영. 이윽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이자벨 위페르를 맞이한 ‘클레어의 카메라’. 칸에서 순식간에 촬영된 이번 작품은 물로 김민희도 나타나며, 홍상수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어 내었다. 거기에 ‘새로움’은 있을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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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클레어의 카메라’

홍상수 영화에는 유희성이 있다. ‘그 후’가 유희성을 초월한 새로운 전개였다면 ‘클레어의 카메라’는 유희성을 한계선까지 밀어붙인 벼랑 끝의 작품이다. 벼랑 끝이라고 해도 우아하다. 이 작품에서 자아낸 규칙은, 어디까지나 생생하고 선명하다.

‘다른 나라에서’의 이자벨 위페르가 다시 등장하고, 칸 영화제 도중에 촬영. 이 시츄에이션이 톡톡 튀는 맛을 가져다 준 것일까. 이번에 연속 개봉되는 홍상수 작품 중에서 가장 경쾌하게 완성되어 있다.

위페르가 연기한 자칭 음악교사는 그녀가 들고 있는 카메라로 누군가를 촬영하면 그 사람은 그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. 한국인 영화감독과 그의 공사에 걸친 파트너인 영화사의 여사장, 그리고 감독과 불장난을 한 듯한 영화사의 젊은 여사원의 삼각관계를 이 음악교사가 휘젓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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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클레어의 카메라’

눈에 띌 정도로 페러렐 월드를 지향하는 ‘지금은맞고 그때는틀리다’, ‘밤의 해변에서 혼자’에서도 느껴지는 이세계 감각을 이 작품에서는 유기적으로 연결하였다. 홍상수의 특기를 믹스하여 영화제라는 작은 세계에 배치함으로서, 인간관찰을 숙성한 그 뒤에는 신기한 환타지가 생겨났다. 생각해보면 남자 한명, 여자 세명이라는 배치는 ‘그 후’와 동일하다. 전혀 다른 인상이지만, 어찌보면 이는 ‘그 후’를 위한 가벼운 레슨이었을 지도 모른다.

김민희는 이 작품에서 피해자라고 해도 좋을 여성을 연기하고 있지만, 4작품 제각각의 포지셔닝이 훌륭할 정도로 다르다. 그 다양성의 수만큼 홍상수라는 영화작가가 가지고 있는 ‘서랍장’을 엿볼 수도 있다.

작품이 그리고 있는 것은 부조리이기도 하지만, 부조리를 즐기는 도량을 시험받고 있다고도 할 수 있고, 단련받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. 카메라와 나란히 한 키 아이템으로 개가 있다. 이 개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로 영화의 맛이 변화할 것이다.

Written by:아이다 토지(相田冬二)


‘클레어의 카메라’
감독・각본:홍상수
출연:김민희 / 이자벨 위페르 / 권해효

7월14일부터 휴먼 트러스트 시네마 유라쿠쵸, 휴먼 트러스트 시네마 시부야 외 전국 순차 로드쇼

‘그 후’
‘밤의 해변에서 혼자’
‘지금은맞고 그때는틀리다’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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